[View Point]기후변화가 맥주의 맛을 바꿀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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맥주의 맛, 그 독특한 조화

청량감과 홉의 향이 가득한 시원한 맥주는 우리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음료입니다. 하지만 이제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 중 하나인 맥주의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.

체코 과학원 글로벌 변화 연구소의 미렉 턴카 연구원에 따르면, 맥주의 맛은 홉, 효모, 맥아보리라는 세 가지 재료의 복잡한 화학적 조화로 만들어집니다. 그런데 이 중 보리와 홉의 생산이 기후변화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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홉의 역할

특히 '노블 홉'이라 불리는 전통적인 맥주 재료의 생산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됩니다.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홉 재배 지역에서 노블 홉의 생산량은 1970년대 이후 20%나 감소했습니다. 더욱 우려되는 점은 맥주의 특유의 쓴맛을 내는 알파산의 함량이 2050년까지 31%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입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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맥주의 역사와 제조 광정

맥주는 인류가 농업을 발견한 이래로 우리와 함께해 온 음료입니다. 기원전 5700년경 중국의 신석기 유적지인 자후에서부터 기원후 2~8세기의 안데스 문명인 모체 문화에 이르기까지, 전 세계 곳곳에서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술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.

전통적인 맥주는 물, 맥아보리, 효모, 홉 이렇게 네 가지 재료로 만듭니다. 보리를 물에 불려 발아시키고 건조한 후 로스팅하는 과정을 거쳐 맥아를 만듭니다. 이후 분쇄한 맥아를 뜨거운 물과 섞어 당분을 추출하고, 건조된 홉을 넣고 끓인 다음 냉각시켜 효모를 첨가합니다. 발효 과정은 보통 몇 주가 걸리며, 이후 여과와 병입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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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후변화와 맥주의 앞날

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독일과 체코의 노블 홉 재배 시기는 1970년부터 2018년 사이에 13일이나 앞당겨졌습니다. 턴카 연구원의 예측에 따르면 2050년까지 노블 홉의 수확량은 1989-2018년 대비 4.1~18.4%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.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개를 통한 물 공급 외에도, 온도 상승과 더 잦은 가뭄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.

기온 상승과 가뭄의 영향은 관개 시설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, 46도를 넘는 고온에서는 식물의 성장이 멈추고 질병에 취약해진다고 합니다. 하지만 턴카 연구원은 19세기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노블 홉을 보존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고 말하며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.

*관개 시설은 농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시설로, 하천, 저수지, 양수장, 지하수 등을 이용합니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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